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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친정엄마 / 외할머니의 월급날

by 간호1004 2020. 5. 9.

☆친정엄마   / 고혜정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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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월급날   / 이하재

아빠가 회사에 출근하면
딩동, 외할머니가 우리 집에 온다
엄마도 회사에 출근하면
외할머니는 일을 시작한다

한 살 먹은 동생과 나에게
밥을 주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화분에 물주고
강아지 밥 주고
강아지 목욕도 시키고
동생이 울면 업어서 달래주고

외할머니는 아픈가보다
걸레질을 하다가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팔자야 한다

오늘은 피자하고 맛있는 과자를 먹었다
내일도 맛있는 거를 먹을 거다
이건 나만 아는 비밀인데
어제가 외할머니 월급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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